경험이 주는 기억의 영속성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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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엄청나게 거창해보인다… 뭐 대단한 생각을 한 건 아니고…

노래 자동 재생을 해놓다보면 이게 한번쯤은 나오는 편인데 이걸 듣다가…

그래 이거 잘못맞으면 아예 즉사 아니면 맞을만한 데미지와 피증이 쌓였지… 심지어 광도 많지 않다보니 한번에 두대 맞는 거 아니면 죽지도 않으면서 한번에 두대 맞을 일 자체가 없어서 딜러 피증 678 같은 수치를 보다가 광 오면 죽었지… 그러면서 파티가 전멸할만큼 위험한 기믹은 없어서 정말 꾸역꾸역 영원히 끝나지 않았어… 그리고…

#유죄

… 같은 굉장히 구체적인 기억이 났다. 그래서 전에도 했던 생각이 나서 일기랍시고 구구절절 적기 시작.


기억이라는 게 굉장히 모호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직접 해본 일에 대해서는 100% 정확! 확실! 까지는 아니여도 얼추 기억은 하는 거 보면 신기하다. 그래, 2차 방정식 같은 건 기억도 못하고 물에 소금을 넣었을 때 끓는점이 얼만큼 올라가는지는 몰라도 라면 스프 넣은 물은 그냥 물보다 늦게 끓고 끓는 물은 뜨겁다는건 매일 체험하는 부분이니 안잊잖아요?

같은 이치로 내가 한 행위에 대한 증거물(예: 사진, 그림, 글 등)을 보면 그 때 무슨 일이 있었고 무슨 기분으로 한 행위인지는 대강 기억함. 그게 정확하냐 정확하지 않냐는 중요치 않다. 내가 이제와서라도 사실 그랬다고 하면 그런 게 되니까… 누가 증명할건데 그걸… 하물며 내가 그랬다고 박박 우기면 내 기억도 나의 박박 우김에 맞춰주는 것이 편리한 인간의 뇌 구조고…

그런데 남이 나한테 한 행위는 그랬던 증거물이 사라지면 기억할 껀덕지가 없으니 잊고 살게 된다. 물론 나쁜 기억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튀어나와서 (분명 이유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게 나오니 편의상 기상천외하다 한다.) 나를 열받게 하곤 하는데 좋은 기억은 희한하게도 이런 기상천외의 법칙으로 잘 불려나오지 않는다…………. 억울쓰… 이것도 나빴던 그 때의 기분을 풀기위해 했던 여러 행위들이 있었으니 쉽게 딸려나오는 거라곤 생각하는데…


하여튼 사람이 좋은 기억을 많이 회상하고 싶지 누가 나쁜 기억을 더 많이 회상하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어이없는 지점, 좋았던 건 자꾸 좋았다… 로 퉁치고 기억이 안납니다. 이러니까 똥겜이 영원히 내 마음 속 한켠에서 그런 똥겜이 있었지 같은 걸로 기억되는 거겠지. 이래서 제가 순정기프트(송충이)포유 캐릭터를 좋아하는거겠죠. 그들이 송충이를 줄지언정 그들의 마음만큼은 진심이니까?

어쨌건 송충이라도 남겨놔야 제가 기억을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요즘 인터넷 플랫폼이라는 것은 수명이 길지 못합니다. 생각나는 것 중에 가장 오래 쓴 건 트위터가 맞는데 얘도 랜덤 사유로 계정 정지를 시키는 거 보면… 그냥 여지껏 운좋아서 계정이 살아있는 거지 갑자기 죽으면 살리지도 못하려니 싶죠. 근데 내 계정만 살려야 하는 게 아니라 나랑 상호작용한 계정도 살아있어야 완벽한 송충이 보존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다른 분께…

#번뜩

저와 나눈 송충이니 영원히 보존해주셔야 합니다.

… 이럴 순 없잖아요? 그리고 말마따나 그분은 이걸 정말 송충이처럼 여기고 있으면 어떡해요? 그럼 버리라고 해야지?

하지만 난 갖고 있어야겠다.

그렇습니다. 그 결과 갠홈을 만들었습니다. 방문자가 어떤 행위를 해놓건 제가 데이터 쪼가리를 날려먹기 전까지 영원히 하이퍼울트라메가키메라송충이가 되셔야하는 겁니다. 아무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방문했다는 것만으로 제 기억 속에 조회수라는 이름의 숫자로 기억되는 겁니다. 이게 나중에 쌓이면 어떤 평균값이 만들어지는 거겠죠.

사실 25년 4월 30일의 제가 이런 생각을 했다? 솔직히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이건 제가 한 행위니까 한 50년 뒤에 옛날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정도로 기억할 수도 있는거니까요. 하지만 이 글이 다른 글 보다 많거나 적은 반응이 있다면 추가 기억을 할 수 있는 거죠.

솔직히 적으면서도 점점 무슨 소리 하나 생각했어.

맞습니다. 점점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나마 정확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기억할 건덕지를 만들어 두자는거죠… 하물며 남이 나 자체나 내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라는 것도 모으려고 한다고 쉽게 모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적다보니 이거 대단한 관심종자 같네요. 하지만 사람은 무관심 속에서 못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진짜 위험한 관심종자도 생기고 하는 거겠죠. 전 건전한 방식으로 해내보이겠습니다.

리액션 박스

아무거나 눌러주시면 제가 나중에 보고 재밌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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