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억지로 무언가를 적는 것 같아 보이나 싶어집니다. 사실 좀 억지로 적는 건 맞는데 좀 적다보면 알아서 적게 되긴 해요. 놀라운 발전인건지 원래 이게 됐던 사람인건지는 알 수 없으나 발전인걸로 합시다. 그렇게 하면 제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은 <리어 왕>을 읽었는데요… 고전이란 그렇듯 알아둬서 나쁠 건덕지가 없기 때문에 읽어봤습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이라는 것이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멕베스>라곤 하는데 이 중 정확히 스토리를 아는 것 햄릿 밖에 없습니다. 은근 학창시절 책을 적게 읽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독서 풀이 넓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것 빼고 모르네… 멕베스는 마비노기에서 봤습니다. 물론 실제 멕베스 스토리랑은 얼마나 비슷한진 모르겠지만요.
여하튼 저 4대 비극 중, 가장 취향 아닌 작품은 리어왕이라 단언합니다. 오셀로, 멕베스를 안봤음에도! 덤으로 4대 비극 그래도 반은 봤다만 보기 전에도 최애작은 햄릿일거라고 단언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리어 왕을 보고는 더 확고해졌습니다. 저는 4대 비극 전권을 다 보더라도 햄릿이 최애작일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전 생각 안하는 주연을 안좋아합니다… 근데 생각을 회피하고 싶을 순 있음. 생각의 결과가 파멸적이면 저도 안하는 쪽이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주연은 해야만 하는 운명에 놓여있으니까 어쨋든 뭔가 생각하고 선택하고 죽이 되건 밥이 되건 뭐든 할거니까 그냥 쳐다보는데… 리어는 이미 선택을 하고… 리어 왕 본편은 선택의 결과를 죽 보여주는 구성인데… 물론 이 사이에 리어가 아무 개입을 못하는 건 아니였다만 리어의 행동이 과연 작중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있었을지는 잘 모르겠는 상황이 이미 시작됐고 그냥 무한히 나쁜 쪽으로만 흘러갑니다. 근데 리어는 딱히 이 상황에 뭘 할 생각도 없어보임. 그냥 생각이 없는 것 같기도… 리어 근처에 얘를 못도와서 안달난 인간들이 인성에 비해선 줄 선 편인데… 이 주연이 무력한 구성이 진짜 취향이 아니며 리어가 다 늙은 은퇴 독재자임도 고려 안해도 부모로나 사람이나 그냥 비호감이고 코델리아만 안됐고 그래서 프랑스는 어떻게 됐는데 소리 밖에 안나옵니다. 정말 내 취향 아닌 것만 나오는군… 물론 기본적으로 이게 소설도 아니고 원본인 극을 본 것도 아니고 극본만 봤기 때문에 극의 연출을 눈으로 봤으면 좀 다른 평을 했을… 수도 있으나 스토리는 취향이 아님. 이건… 어쩔 수 없음…
햄릿에서 느끼는 것과 정반대인 느낌, 뭔지 아시겠죠…? 햄릿이 우유부단 할 순 있으나 어리고, 진실을 회피하고 싶어하는 욕망(물론 그랬으면 아무 것도 모르고 조용히 죽었겠지만), 뭔가의 계획과 시도는 하고 있는 점, 뭔가의 결단을 실행하면 나쁜 쪽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상황, 결국 이도저도 못한 것 치곤 복수는 성공했는데 보는 사람은 ‘아… 결단 좀 일찍 냈으면 이 꼴 보단 나았을텐데…’ 같은 아쉬움 유발… 적을 수록 내 밥이군. 하여튼 햄릿은 그냥 제 주식이니 어쩔 수 없지만 리어 왕은 진짜 취향이 아니었다는 이야기. 근데 군주제를 채택하던 시절에 자식들한테 꼰대짓하다가 배신당하는 왕의 비극적인 말로를 만드는 깡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엔 오셀로를 보려고 책을 사뒀습니다. 리어 왕이랑 같이 사뒀는데 전 여지껏 오셀로를 산 게 아니라 멕베스를 산 줄 알았었는데 이게 웬 걸? 오셀로네요. 어쨋든 보려고는 했으니 봐야지…
오셀로 역자 서문입니다.
어떻게 <베니스의 상인> 같은 걸 썼을까요?
독서모임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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